독일 테슬라 모델 Y RWD 1년 롱텀 시승기: 유지비와 현실 (3만km 후기)
테슬라 모델 Y RWD를 인도받은 지 1년이 지났다. 주행거리는 어느새 3만 km를 넘어섰다. 생각보다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달렸다.

독일에서 전기차를 탄다는 것. 한국 유튜버들의 영상에서 보던 낭만 가득한 풍경과는 사뭇 다른 현실들이 있었다. 1년간의 경험을 가감 없이 정리해본다.
1. 슈퍼카 같은 전비 효율 (아우토반 주행)
독일에서 운전이라 하면 단연 아우토반이다. 하지만 전기차 오너에게 아우토반은 참 불리한 공간이다.
한국 고속도로처럼 정속 주행? 최대 120km/h 주행? 여기서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130km/h 이상이 기본이다. 추월차로에 진입해 150~160km/h로 달리는 순간, 배터리 잔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배터리 소모 속도로는 정말이지 슈퍼카를 타는 기분이다.

데이터로도, 체감으로도 명확하다. 130km/h를 넘어가는 순간 전비 효율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 220-250Wh/km 정도로 떨어지는 듯. 전비를 생각한다면 하위 차선에서 오토파일럿 켜고 여유롭게 달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100~110km/h로 트럭이나 버스 뒤를 졸졸 따라가야 한다. 결국 흐름에 맞춰 달리다 보면 300km 넘는 장거리를 갈 때 충전소를 생각보다 더 자주 들러야 한다.
2. 테슬라 모델Y 결함과 TÜV 리포트
24년에 출고한 내 차는 아직 문제없지만 최근 21년, 22년식의 통계가 나왔는데…
독일의 차량 검사 기관 TÜV가 최근 발표한 리포트다. 독일에선 신차 등록 후 3년 뒤 첫 TÜV HU(정기 자동차 검사)를 받고, 그 이후에는 2년마다 한 번씩 받는다. 최근 발표된 리포트에서 3년 차 테슬라 모델 Y의 불량률이 17.3%로 조사 대상 중 당당히(?) 꼴찌를 차지했다. 통계적으로 10대 중 약 2대가 문제를 겪는다는 의미다.(ADAC의 뉴스 바로가기)
많이 지적된 문제는 총 세 가지다.
- 서스펜션/차축 계통: 로어암, 부싱, 트랙조인트 같은 부위에서 유격/마모가 자주 발견됨. (차량 무게 대비 부품 내구성이 부족하다는 평가)
- 브레이크 디스크: 회생제동 때문에 브레이크를 거의 쓰지 않아 녹/부식이 생겨 두께 불균일, 표면 손상.
- 전조등 및 미등: 점등 및 정렬 불량으로 통과를 못하는 경우도 많음.
독일 커뮤니티에서는 뜨거운 주제다. 내 차는 얼마 전에 브레이크를 한번 제대로 조지긴 했는데 2년 뒤 첫 검사를 받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3.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독일
차를 받으러 간 날을 떠올리면 아직도 헛웃음이 난다. 물론 기분이 좋아서이기도 하다.

한국 유튜브를 보면 타 브랜드는 ‘신차 패키지’니, 딜러의 친절한 설명이니, 축하 메시지니 하는 것들이 있던데. 한국 테슬라도 그냥 간략하게 픽업 스타일이라고는 듣긴 들었지만, 독일 테슬라 인도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나만 그랬나?
현장은 마치 도떼기시장 같았다. 차는 전시장 앞 길바닥 같은 곳에 아무렇게나 주차되어 있었고, 직원은 쿨하게 차 저기 있으니깐 확인하고 가져가고 문제가 있으면 서비스 센터 예약 잡아라고 하더라.
생각해보니 신차 비닐은 찾아볼 수도 없었고, 세심한 마무리는커녕 ‘알아서 하라’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었다. 다들 그렇게 하는데 뭐, 나도 카드키를 받아 들고 챙겨 온 번호판을 직접 달고 출발해야 했다. 인도 후 발견한 소소한 단차나 기스는? 당연히 앱으로 서비스 센터 예약을 잡아서 해결해야 한다.
4. 전기차는 유지비가 저렴하다? 차라리 디젤이 나을 수도?
“전기차 타면 돈 아낀다”는 말은 어디서 충전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느 나라에 사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독일의 슈퍼차저는 kWh당 45~50센트(현재 환율 기준 약 770~865원) 수준이다. 네덜란드 여행 때 27센트에 충전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네덜란드도 비싼 것 같다. 한국은 300~400원 정도 한다고 들었다.
이전에 운행하던 디젤 차량과 냉정하게 비용을 비교해 봤다. (400km 주행/ 2025년 독일 평균 시세 기준)
비교항목 1000_a9a802-c3> | 테슬라 모델 Y RWD (전기) 1000_938335-5f> | 일반 디젤 SUV (내연기관) 1000_8f319e-e9> |
연료 단가 1000_12bbfd-fc> | 0.45~0.50€ / kWh (슈퍼차저) 1000_e21309-84> | 1.51€ / L (디젤) 1000_8217c3-fe> |
평균 연비/전비 1000_522e15-cd> | 175 Wh/km (정속 주행 시) 1000_00ba5b-97> | 18 km/L 1000_fcac28-2a> |
400km 주행 비용 1000_299f33-1a> | 약 31.50 € 1000_569b19-63> | 약 33.60 € 1000_392800-ef> |
고속 주행 시 1000_5e4178-ce> | 39.00 € 이상 (효율 급감) 1000_4cf881-af> | 연비 소폭 하락 (큰 차이 없음) 1000_c0a4b5-c5> |
비고 1000_591274-36> | 집밥(월박스) 없으면 메리트 없음 1000_3603bb-01> | 장거리/고속 주행 유리 1000_51d908-8c> |
현재 내 차의 평균 전비는 약 175Wh/km.
- 테슬라 모델 Y:175Wh/km×400km÷1000×0.45€=31.5유로
- 이전 디젤 차량: (연비 18km/L, 디젤가 1.51€ 기준)400km÷18km/L×1.51€=33.6유로
계산해 보면 고작 2유로 차이다. 아우토반을 좀 밟으면서 다니다 보면 전비가 210~220Wh/km가 나오는데 계산해보면 37.8~39유로로 디젤 차량에 비해서 비싸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보험료를 더하면? 테슬라 모델 Y의 보험료는 동급 SUV 대비 20~30% 비싼 편이다. 10년간 자동차세가 면제되긴 하지만, 독일 자동차세 자체가 연간 67유로 정도로 저렴해서 큰 혜택도 아니다.
결론적으로 가정용 충전 설비(월박스)나 태양광 패널 없이 공용 충전기만 쓴다면, 독일에서 전기차는 경제성 때문에 타는 차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솔직히 말해서 집밥 없으면 유지비 꽝이다.
내 디젤차 잘 살고 있니?(독일 중고차 판매 후기 지난 글 보기)
5. 매일 겪는 단점
독일이라서 겪는, 정말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단점이 있다. 독일은 지상에서도 인터넷이 느린데, 지하는 완벽히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 우리 집 지하 1층 주차장만 내려가도 인터넷은 물론 통화까지 끊긴다.
문제는 테슬라가 ‘바퀴 달린 아이패드’라는 점이다. 인터넷이 안 되니 음악 스트리밍도 멈추고,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도 먹통이 된다. 한국이나 미국 영상에서 보는 지하주차장 자율주행(FSD)? 여기선 인터넷이 터져야 차를 부르든 말든 할 텐데, 시스템이 먹통이 되는 매직을 매일 경험한다. 그록? AI 비서? 독일에서는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6. 그럼에도 이 차를 타는 이유?
여기서부터는 논리가 아닌 선호의 영역인 거 같다. 유지비가 더 들고, 서비스가 불친절해도 내가, 그리고 아내가 이 차를 만족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 고요함이 주는 안락함 시동을 걸 필요가 없다. 디젤차의 진동과 소음에서 해방된 것만으로도 운전 피로도가 절반은 줄어든 느낌이다.
- 아빠차로서의 광활한 공간 곧 아기가 태어날 예정이다. 유모차부터 시작해 짐이 한가득일 텐데, 모델 Y의 실내와 적재 공간(트렁크+프렁크)은 걱정을 없애준다. 패밀리카로서 이만한 공간감은 찾기 힘들다. 사실 이건 다른 SUV를 안 타봐서 그런 것 일수도 있는데 잇섭이 최근에 쌍둥이 패밀리카로 모델 Y 주니퍼 모델을 뽑은 걸 보니깐 1자녀에게는 넉넉한 공간인 것 같아 보였다.
- 독일 RWD 모델만의 ‘오디오’ 특권 한국이나 미국의 RWD(기본 모델)와 달리 독일판 모델 Y RWD는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얼마 전에 즐겨보는 유튜버 잇섭이 주니퍼를 구매하는데 스피커 때문에 롱레인지를 골랐다더라. 유럽에서는 스탠다드에도 프리미엄 스피커가 들어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 시내 주차의 소소한 할인 한국의 톨비 면제, 공영주차장 할인 이런 큰 혜택은 거의 없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 시내 노상 주차 시, 전기차 번호판(E-Kennzeichen)이 있으면 티켓 머신이 있는 구역에서 보통 1시간 정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 고속 주행의 안정감 RWD(후륜) 모델임에도 무게중심이 낮아 아우토반 고속 주행 시 바닥에 깔리는 듯한 안정감이 훌륭하다. 얼마 전 ADAC의 자동차 운전교육을 다녀왔는데 고속에서 휙휙 돌려도 너무 기분 좋은 느낌이 났다.
- 정비소와의 이별 공임비가 비싼 독일에서는 매년 엔진오일을 가는데도 꽤나 큰 비용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갈거나 구매 후 공임비만 주고 가는데 이 또한 꽤나 비싸서 지난 디젤차량에도 많은 돈이 들었었다. 다행히 전기차는 미션오일 등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할 소모품이 없다. 지금까지 워셔액만 채우고 와이퍼 한 쌍만 구매했다.
- 미래에 대한 기대 (FSD) 한국은 FSD 도입이 시작되었다고 들었다. 유럽도 규제가 좀 풀려서 언젠가 제대로 도입된다면 장거리나 단거리 운전도 좀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인터넷이 잘 된다는 가정하에)
제발 자율주행 좀 통과시켜줘라 EU 친구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