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캘린더 2025

반려견 캘린더로 만드는 특별한 선물: 독일에서 푸들 로키와 함께하는 2024년의 추억

반려견 캘린더 제작 이야기의 시작

반려견 캘린더를 3년째 제작 중이다. 재작년에는 벽걸이형 캘린더, 그리고 작년에는 탁상용 캘린더를 만들어서 결혼식을 할 때 가족과 친지들에게 선물해주었다. 양이 많지 않아 비용을 전부 부담하였고 가격대비 아주 좋은 선물이었던 것 같다. 아기가 있는 집에는 이제 그들에겐 세상의 모든 반려견이 ‘멍멍이’가 아니고 ‘로키’다. 아기들한테도 좋은 선물과 교육자료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내가 평소에 찍어왔던 로키 사진을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고 쳐다볼 수 있다는 건 반려견이 있는 가정에서는 다들 인정할 것이다. 장모님네는 우리처럼 그냥 사진액자처럼 걸어둔다.

2023년 캘린더는 우리집 액자처럼 걸려있다. 기분마다 때때로 사진을 바꿔준다.

카메라 업글의 주범: 로키

로키의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계속 업그레이드 해왔고 이제서야 조금 잘 찍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피사체를 타이밍에 맞게 캡쳐해야 하는데 로키는 워낙 외부 자극에 취약한 ADHD견이라 촬영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그래도 처음엔 로키의 움직임만 붙잡기 위해 엄청 노력했었는데 지금은 여유가 생겨 움직임과 주변 사물을 잘 활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여유가 좀 생겼다고 봐야하나?

털복숭이 츄바카 로키

로키는 사진 찍기 엄청 빡세다. 집중시간은 10초 아니 5초 이하, 눈은 일부러 피하는 수준, 털이 눈앞을 가려 눈에 초점을 잡기도 힘들 뿐더러. 달리는 방향도 일정하지 않아서, 해보진 않았지만 F1 차량을 촬영하는게 더 쉬울 것 같다 진심. 왔다갔다 요리조리 달릴때는 진짜 농구에서 앵클브레이커가 왜 있는지 알 수 있고(내 손목이 부러질판) 소니의 그 빠르고 좋다는 초점속도도 무의미하다. 하지만 카메라만 들면 흥분해서 낑낑거리며 좋아하는 이놈…

독일에서 반려견과 살아간다는 것

2021년, 독일 현지 브리더를 통해 만난 로키는 우리가 예상했던 토이푸들 사이즈보다 조금 더 크게 자랐다. 미니어처 푸들이 된 거다. 근데 이게 오히려 더 좋았다. 독일의 자연환경에서 산책하기에는 이 정도 크기가 딱이다. 어릴때 혹시나 발에 밟힐까 조심하고 또 조심 했었는데 이젠 밟힐정도의 사이즈는 아니니깐 말이다. 교외의 숲길을 달리는 로키를 보고 있으면, 브리더를 만났던 그 날의 선택이 얼마나 좋았는지 새삼 실감한다. 아직 생생하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적응해버리는 로키

푸들의 성격이 원래 활발하고 영리하다지만, 로키는 좀 다른..? ..특별한 것 같다. 독일에서 반려견들을 보면 얌전하고 주변에 관심없는 경우가 많은데 로키는 한국에서 자주 보는 흥분도 높은 반려견 스타일이다. 산책할 때도, 사진 찍을 때도 더 품이 많이 든다.(연습은 많이 되는 부분)

반려견 캘린더 제작 과정

올해 캘린더의 Theme은 자연, 그리고 자연스러움이다. 눈앞의 털이나 얼굴에 묻은 흙, 하도 뛰어다녀서 젖어 꼬불꼬불해진 털은 그냥 자연스럽게 놔두기로 했다. 그게 로키의 매력이고 본모습인걸. 평소에 아내와 로키와 같이 산책갈때 카메라를 들고나가 한땀한땀 찍은 많은 사진들 중에 마음에 드는 13장을 골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은 안개가 자욱한 한 가을날, 산책을 나가서 근처 공원옆 길에서 찍은 것이다. 안개가 좋은 역할을 해주었다.

캘린더는 Vistaprint라는 웹사이트에서 제작하는데 품질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사진만 인쇄한다면 Saal Digital이 전문가용으로 품질이 좋다고 하지만 캘린더는 Vistaprint의 양식이 좋다. 가격은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디자인이 전형적인 독일 디자인처럼 촌스럽지 않아서 좋다. 완벽한 사진보다는 자연스러운 순간을 담으려고 노력하는데, 이게 오히려 더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

캘린더 선물이 주는 특별한 기쁨

사실 사진을 찍고 편집에 캘린더 제작까지 꽤나 많은 시간을 들인다. 하지만 친지들 집에 놀러갔을 때 로키 사진이 잘 걸려있으면 뭔가 기분이 좋고, 그들이 로키 로키 하면서 사진을 봐주는 순수함이 너무나 좋다. 부모님께는 뭔가 손주 사진을 보내주는 느낌이긴한데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갈색 푸들만 보면 “로키다!”라고 외치는 걸 들을 때면, 이런 작은 선물이 얼마나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아이 셋을 가진 아는 형네에도 이번 연말이 가기전 보내줄 생각이다.

올해의 계획과 앞으로의 도전

올해도 조금 늦었지만 로키의 캘린더 작업이 마무리되었고, 선물해주고 너무 기분 좋았던 친지들에게 나누어주고 보내줄 생각이다. 내 주변에는 캘린더 제작까지 하는 사람들은 못봤지만, 만약 수요가 있다면 반려견 사진 촬영을 통해 캘린더 제작까지 한번 진행해보고 싶다. 혹시 남의 강아지 캘린더도 예쁘다 귀엽다고 생각하시면 연락주세요.
원가로 귀여움을 나눔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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