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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마트 도어락 이거 사세요: Aqara U200 후기

독일 스마트 도어락
‘열쇠를 집에 놔두고온채로 문이 잠겨 열쇠공을 불러야하는 눈물나는 상황을 사진으로 보여줘’

이게 얼마만에 쓰는 독일 생활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한국인이 독일에서 살면서 가장 처음 부딪히는 불편함 중 하나가 이 ‘열쇠 시스템’이다. 사실 처음 이사 왔을 때만 해도, 열쇠 들고 다니는 게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게 이렇게까지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줄은 몰랐다.

특히 스마트 도어락에 익숙한 한국인이라면 이 불편함은 좀 과장 없이, 생활의 불편을 넘어선다. 조깅하러 나갈 때도 열쇠를 챙겨야 하고, 우편함 열쇠, 건물 공동 현관 열쇠, 지하실 열쇠까지… 키 하나를 잃어버리면 전체 세대 열쇠를 다 교체해야 할 수 있다. 그 비용이 수백, 수천 유로가 될 수도 있다. 열쇠 분실 보험이 따로 있을 정도다.

그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웃었는데, 지금은 웃을 일이 아니다. 진짜 열쇠 들고 나왔냐고 항상 내 자신과 아내에게 물어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린적이 한두번이 아니니 말이다.


내 집도 아니고 한낱 세입자 일 뿐인데..

사실 스마트 도어락은 예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
불편함을 절대로 좌시하고 넘어가지 않기보다는 비효율을 못참는 성격이다. 독일 스마트 도어락은 전무했고 한국에서 도어락을 가지고 와서 설치를 해볼 생각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 아파트는 문도 엄청나게 두껍고(Made In Germany의 위엄) 무엇보다 세입자라서 문에 구멍을 뚫을 수도 없다. 설치가 간단한 제품이 필요했고, 그래서 Nuki라는 제품을 제일 먼저 알아보았다.

Nuki 스마트 도어락

독일 스마트 도어락 누키 Nuki

아마 많은분들이 이미 Nuki 제품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독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이고, 기계가 안쪽에서 열쇠를 잡고 있고, 모터를 이를 돌려 여는 방식이다. 설치도 간단하고, 사용 후 쉽게 떼어낼 수 있어 세입자에게도 허된다.(자세한 내용은 계약서를 한번 더 체크하고, 집주인과 한번 상의하시길). 망설였던 이유는 문을 여닫는 앱이다.

실제 구입단계까지 갔었는데 미국에서 어떤 제품이 Apple Home Key를 지원하는 영상을 봤는데 이게 신세계였다.
다른 앱 구동을 할 필요 없이 애플페이 하듯 아이폰을 갖다 대면 열린다. 워치도 애플페이가 가능한 것을 다들 잘 모르는데 애플 워치로도 갖다대면 간단하게 열리더라.

그 제품이 바로 Aqara U200이었다. 당시 실제로 유럽에는 출시가 안되었으나 곧 킥스타터를 통해 출시한다고 해서 기다려왔다.


Aqara U200: 딱 내가 원하던 방식

독일 스마트 도어락 Aqara U200
중국 Aqara 제품이지만 앱은 쓰지 않고 애플홈만 연결해서 쓴다.

그렇다, Aqara U200은 킥스타터를 통해 출시된 신제품이다. 유럽에 정식 발매하여 유럽형, UK 규격도 모두 지원하고, 무엇보다 애플 홈키는 진짜 진짜 편하다. 우리집은 애플 생태계에 지배당하고 있는지라 너무 너무 편하다.

설치는 Nuki와 거의 비슷하다. 기존의 실내 열쇠 구멍에 열쇠를 꽂은 상태에서 모터 모듈을 덮고 고정하는 방식이다.
키패드는 바깥쪽 벽에 양면테이프와 나사로 고정할 수 있고, 지문 또는 숫자 패드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우리는 지문이나 숫자도 안 쓴다. 그냥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문에 살짝 갖다 대기만 하면 열린다. 마치 애플페이처럼.
애플페이를 처음에 사용했을때 처럼 이게 너무 신기했고,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되는 기능이 됐다.


밤에 조용히 잠기고, 잠금 상태도 알림으로

자정이 지나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도록 설정해뒀다.
이 기능이 흥미로운 게, 낮에는 빠르게 돌던 모터가 이 시간에는 슬로우모션처럼 천천히 돌면서 소음을 줄인다.
그리고 이 도어락은 잠기거나 풀릴 때 애플 홈킷 알림이 온다.
밖에서 잠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꽤 든든하다.
외출하고 나서 “아 문 안 잠갔나?” 싶을 때 폰으로 확인하고, 원격으로 잠글 수도 있다.


보안 걱정? 키패드를 떼보려다 놀란 적 있음

키패드가 밖에 있으니까 혹시 누가 뜯어가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어느 날 뒷면 배터리를 확인하려고 살짝 들어올리자마자 엄청난 경보음이 울렸다.
이건… 진짜 도둑도 놀라서 도망갈 소리다.
지문 인식 기능도 있지만 우리는 안 쓴다.
개인정보에 예민한 편이기도 하고, 워낙 애플 홈키가 편하다 보니 굳이 다른 걸 쓸 일이 없다. 다만 나중에 가족끼리 등록해두고 나 혼자만 지문을 쓰게 해도 될 것 같긴 하다.

다른 제품 중에는 등록되지 않은 지문으로 문을 열려고 할 때 자동으로 가족들에게 ‘위급 알림’을 보내는 기능도 있다던데, 이런 업데이트가 있다면 나중에 써보고 싶다.


배터리는 얼마나 가는가?

도어락은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고, 6개월 정도 간다고 한다.
나는 한 번 충전하고 나서 지금까지 계속 100% 상태다. 아내가 걱정해서 수시로 충전했다.
충전은 우리가 흔히 들고다니는 외장배터리를 연결해서 문고리에 걸어놓으면 된다.
키패드는 AAA 배터리 두 개로 작동한다.

나중에 이사해서 집을 사게 되면, 어댑터로 집 전원에 직결하여 쓰게 될 것 같다.


가격? 생각보다 저렴하진 않지만…

나는 약 200유로 정도에 구매했다. 지금도 비슷한 가격이지만 한번씩 189유로에 판매하기도 한다.
언뜻 보면 비싸 보일 수도 있지만, 열쇠를 잃어버리고 열쇠공을 불러야한다면 주말 야간의 경우 300유로 이상 지출해야할 수 도 있다. 그래서 이런 비용을 생각하면 그렇게 비싸지도 않다. 아마존 링크

열쇠공 비용, 얼마까지 알아보고오셨나요?


맨날 열쇠들고 나왔나 하며 심장 드롭하는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감안하면, 꽤 만족스러운 투자가 됐다.


독일 이웃들의 반응?

이건 조금 재밌는 포인트다.
우리 건물 이웃 중 한 명은 “뭐하러 그런 걸 달아?” 하고 무심하게 지나쳤고, 나이 많은 주민들은 보안 걱정을 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스마트 도어락이 뭔지 써본 사람은 바로 이해한다.
사실 그냥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불편함은 다들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 참, 1층 이웃은 택배 찾으러왔다가 도어락을 보더니 마치 원시인이 불을 쳐다보듯 물어보더라. 자기 아이들 열쇠 안들고 나갔을때 딱이라면서 모델명을 적어갔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약 10개월째 사용 중인데, 이젠 열쇠 없이 나가는 게 당연해졌다.
엘리베이터 내리면서 괜히 주머니를 더듬게 되던 습관도 사라졌다.
독일에 살면서 불편하다고만 느꼈던 시스템을, 이렇게 하나씩 바꿔가고 있다는 게 작은 성취처럼 느껴진다.
앞으로도 생활 속의 불편함을 해결한 경험들을 조금씩 정리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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