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기차 충전 완벽하지 않은 가이드: 5개월간의 혹독한 경험담
독일 전기차 충전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솔직히 처음에는 막막했다. 오늘은 5개월간의 집밥없는 테슬라 충전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가감없이 공유하려 한다. 과연 충전비가 연료비보다 저렴하다고 볼 수 있을까? 슈퍼차저, 각종 시내 곳곳 주차장의 충전소, 집밥설치비용 등 독일 테슬라 충전 생활을 낱낱이 파헤쳐보자.
독일 전기차 충전 시스템 이해하기
처음 전기차를 구매했을 때는 정말 모든 게 낯설었다. 특히 충전은 더했다. 배터리가 20%만 남아도 겁나서 충전소를 헤매고 다녔다. 일명 전기차 초보자의 겁이다. 이 정도면 넉넉하게 다니다가 충전해도 되는데 화석연료를 타다보면 쉽게 넘어갈 부분을 전기차에선 쉽게 걱정하게 된다. 여러 앱을 깔아보고 가격도 비교해 보았다.
처음 만들었던 ADAC E Charge card는 초기에는 좋았으나(ENBW와 제휴), 올해 여름부터 Aral과 제휴되고 나서부터는 메리트가 많이 떨어졌다. 이것저것 충전 앱도 깔다보니 kWh당 40센트정도면 가격이 싼편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결국에는 돌아돌아 슈퍼차저가 답인가 싶었다.
![[독일 전기차 충전]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요 충전 인프라 현황(2024년 11월)](https://derilsawee.de/wp-content/uploads/2024/11/plugshare-1024x540.webp)
독일 충전 인프라의 현실적 문제점
독일이 서비스 불모지라는 게 여기서도 드러난다. 한국도 초기에는 충전 결제 시스템 때문에 난리였다고 들었는데, 여기는 흠… 할많하않… 충전소마다 다른 앱을 깔아야 하고, 구독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고…근데 독일에 계신분들은 공감할만한게 여기 지하주차장은 인터넷이 안 되는 곳이 많다. 그러다 보니 충전하려고 앱을 깔고 통신을 해야하는데 이게 흠 고통이다. 인터넷이 원활해야 설치, 가입이라도 하지.. 과정도 복잡하고 인프라도 불편하다. 어찌어찌 앱도 깔고 결제방식도 다 넣었는데 갑자기 연결 오류가 뜰 때는…흡…
가격도 제각각이다. 사설 충전소는 대략 40센트부터 80센트까지 천차만별이다. 완속이든 고속이든 상관없이 비싼 데는 진짜 비싸다. ENBW, Aral pulse, Maingau같은 통합앱도 있긴 한데, 통합앱에서 직접 관리하는 충전소가 아닌 경우에는 요금이 거의 두 배로 뛰더라. 그래서 회사에서 요금 대주는 전기차들은 충전비가 일주일에 100유로가 된다고 하는데 그 말은 진실이다.
![[독일 전기차 충전] ENBW, MOBILITY+ 앱 천차만별 요금 비교 (2024년 11월 기준)](https://derilsawee.de/wp-content/uploads/2024/11/Enbw-comparison-1024x819.webp)
슈퍼차저의 매력
결국 지금은 주로 테슬라 슈퍼차저만 쓰게 됐다. 주차하면 그냥 꽂기만 하면 되니까. 요금도 42-50센트로 고정적이고. 처음엔 “이렇게 비싼데…” 했는데, 다른 충전소 다 써보니까 이게 제일 나은 것 같다. 사실 이번에 네덜란드 여행을 갔는데 60%정도 가격이라 독일 전기요금에 또 한번 놀랬다. 네덜란드에서 100%충전하고 독일 넘어온건 안비밀.
마트 충전소도 활용하기
그래도 슈퍼차저만 고집하진 않는다. 우리 동네 Aldi 주차장에 있는 충전기는 kWh당 39센트로 저렴하고 복잡한 앱 연결 없이 바로 카드 결제도 되니까 자주 이용한다. Lidl도 있는데 여긴 Lidl plus랑 Lidl pay까지 가입해야 해서… 너무 귀찮더라. 22kW의 출력이라 느리지만 29센트의 가격은 좋다. 집근처 리들에 대고 5-6시간 충전하고 주차해놓긴 한다. 슈퍼마켓 주차장 충전소는 보통 사람이 많아서 오래 충전하긴 좀 그렇다.
![[독일 전기차 충전]리들 충전소 이용 가이드](https://derilsawee.de/wp-content/uploads/2024/11/Lidl-1024x694.webp)
장거리 여행과 충전
500키로 정도 가려면 보통 두 번은 충전해야 한다. 사실 디젤차였으면 한 번도 안 들르고 갈 수 있는 거리인데… 근데 이제는 익숙해졌다. 슈퍼차저가 완전 도심에는 없는 편이라, 목적지가 촌구석이거나 도시 한복판이면 접근성이 좀 떨어진다. 그래서 미리미리 계획을 세워둔다. 우리집 로키는 참을성이 부족한 편이라 자주자주 쉬어줘야하는데 이 친구에게 딱이다.
충전 시간 활용하기
한번 충전하는데 15-30분 정도 걸리는데, 우리나라 휴게소처럼 주변에 맥도날드나 맥카페가 있어서 커피 한 잔 하면서 넷플릭스 보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차에서 편하게 뭘 먹을 수 있게 운전석, 보조석용 테이블도 하나 샀다. 컵 놓을 수 있는 홈도 있어서 피크닉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다.
![[독일 전기차 충전] 슈퍼차저 충전소 주변 편의시설 모음](https://derilsawee.de/wp-content/uploads/2024/11/supercharger-geiselwind-1024x602.webp)
여름철 꿀팁: 이동식 사무실?
재미있는 건 여름철 활용법이다. 독일 집에는 에어컨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올여름 너무 너무 더워 힘들때는 차를 한적한데 주차해놓고 편안하게 앉아서 쾌적하게 일할 수 있다. 충전소에 가서 충전하면서 노트북 켜고 일하기도 하고. 혼자 있을 때는 유튜브 보면서 시간 보내기도 하고. 이젠 홈오피스가 아니라 카오피스다.
독일 전기차 충전 인프라 현실
2023년 하반기 기준으로 독일에는 약 97,500개의 공용 충전소가 있다. 그 중 18,500개 정도가 급속 충전소다. 정부는 2030년까지 100만 개의 충전소를 설치하겠다고 하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좀 힘들어 보인다. 재미있는 건 전국 10,773개 지역 중 48%는 아직도 공용 충전소가 하나도 없다는 거다.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했을때 가장 잘 설치되고 업데이트되고 관리되고 있는것은 테슬라 슈퍼차저인것 같다.

[이미지: 독일 충전소 분포도]
독일 전역 충전소 분포 현황 (2024년 기준)
V3 vs V4 슈퍼차저
요즘 V4 슈퍼차저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는데, 솔직히 실제 사용할 때는 큰 차이가 없다. 겉모습이 좀 더 현대적이고 정보 표시하는 액정이 달려있긴 한데… 실제로는 그냥 케이블 꽂고 차에 앉아있는 게 전부라서. 충전 속도도 비슷하다. V2와 V3의 경우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여담으로 지난번 충전소에 가서 충전하려고 내렸는데 어떤 무서운 아저씨가 와서 왜 여기왔냐고 충전하러왔지 하니깐 여기 느린데니깐(V2), 바로 앞을 가르키며 V3로 가라고 하길래, ㅇㅇ 알겠는데 아저씨는 왜 여기서 충전하냐고하니 나는 멍청하게 이미 꽂아서 어쩔수 없다하더라. 아무튼 재미있었던 해프닝이었다.
한국 vs 독일 전기차 충전 문화
한국도 충전소 고장이나 오류가 많다고 들었는데, 한국은 대처가 엄청 빠르고 좋은 쪽으로 개선이 잘 되는 것 같다. 여기는… 불편함을 그냥 감수하면서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물론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보통 완속 충전기를 설치해서 쓰니까 괜찮은데, 나같이 아파트 사는 사람은 좀 불편하다.
미래는 밝다?
독일 내는 불편한 게 많지만, 유럽내 충전 인프라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슈퍼차저 네트워크가 다른 차량에도 개방되면서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 같다. 덕분에 슈퍼차저 자리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결국 충전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본다. 암튼 일반 전기차보단 충전걱정을 좀 줄이려면 테슬라를 타는게 제일 좋을 것 같고 가장 좋은건 집밥을 설치해서 비용과 스트레스를 줄일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독일전기차충전 #독일테슬라 #독일전기차생활 #테슬라슈퍼차저 #독일충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