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맛집] Convivo do Mar, 한국 해물탕의 감칠맛 Cataplana Marisco 또간집

항상 바다 근처를 살아오던 내가 독일에 와서 제일 아쉬운 건 해산물이다. 뭐, 없으면 없는 대로 살 수야 있지만… 바닷가 근처로 여행만 가면 바다 내음만 맡아도 해산물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지난번 네덜란드 여행 때는 해산물을 즐기지 않는 장인어른과 아내를 위해(?) 신선한 연어회를 만들어 먹었고(사실 아내는 연어회에 환장한다), 이번 포르투갈 여행 때는 마트에서 신선한 생선을 사와서 구워 먹었다. 아내는 이때 먹었던 생선구이가 여행 중 제일 맛있었다고 했다. 당연하지, 산골에서 훈제된 생선만 먹다가 눈이 맑은 생선을 먹으니 확실히 다를 수밖에.

올해만 세번째, 나만의 포르투갈 맛집?

오늘은 3월 포르투갈 여행 때도 갔고, 12월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두 번이나 더 찾아간 맛집을 소개하려고 한다. Apulia 지방에 있는 Convivo do mar. Living by the sea, 해변에서의 삶이라는 뜻이다. 포르투갈 순례자의 길 ‘까미노 포르투게스'(Camino Portugués)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접근성이 좋다. 포르투갈스럽게 아주 친절한 주인장과 직원들… 올해만 세 번 방문했더니 나를 기억하며 반갑게 맞아주더라.

Cataplana Marisco: 한국의 해물탕급 감칠맛

이 식당의 다른 메뉴는 사실 안 먹어봤는데, 꼭 먹어봐야 하는 게 ‘CATAPLANA MARISCO’다. 다른 식당에서도 한 번 먹어본 적이 있는데 이 집의 양의 절반밖에 안 된다. 46유로짜리 하나면 가족 4명이서 먹을 수 있고, 포장해와서 먹는다면 그 국물에 라면을 끓여 마무리하면 해물탕이 따로 없다. 털게, 큰 새우와 작은 랍스터, 홍합과 조개류(가리비, 동죽, 바지락)… 감칠맛의 폭발이니 라면과 밥 같은 탄수화물을 넣으면 그냥 도둑 소굴이 따로 없다. 둘이서는 절대 다 못 먹어서 두 끼에 나눠 먹었다.

숨은 맛집의 특별한 포르투갈 와인

이 레스토랑의 또 다른 매력은 주인장이 직접 레스토랑 이름을 따서 만든 Vinho Verde(아래 정보 확인)다. 한 병에 11유로인데, 이걸 먹고 나서 슈퍼에서 다른 걸 구입해 먹어보니 이 집 와인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깨닫게 됐다. Vinho Verde는 ‘Green wine’ 혹은 ‘Young wine’이란 뜻으로, 냉장고에 칠링해서 먹으면 약간의 탄산이 청량감을 더해주고 음료수처럼 홀짝홀짝 마실 수 있다. 아내도 그냥 와인은 싫어하는데 이건 곧잘 먹더라.

역시 포르투갈 여행 = 친절함

지난번에도, 이번에도 반려견 로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장을 해야 했다. 식당은 반려견 출입금지라 로키는 밖에서 기다려야 했는데, 성격이 급한 녀석이라 사람들한테 다 일일이 꼬리 흔들고 냄새 맡고 정신없이 인사하고 다녔다. Cataplana 냄비를 선뜻 내어주며 “나중에 갖다달라”고 하고, “또 와줘서 고맙다”며 웃으면서 대화하는 모습에서 오랜만에 여행의 따뜻함을 느꼈다.

주문하면 20분 정도 걸리는데, 그 시간에 옆의 길을 따라 해변가 모래사장을 걷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이 근처에 간다면 진짜로 추천하는 음식인데, 양이 많으니 주인장에게 잘 물어보고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 이 글을 적으며 사진을 보는 것이 진정한 고문이다.

맛집 정보

Convivo do Mar(구글맵 링크 클릭)
위치: 포르투에서 Viana do Castelo로 가는 길 중간쯤에 위치. 동쪽으로 차로 40분 정도 가면 Braga도 나오니 잠깐 들러가기도 좋음. 순례길의 한 부분이라 순례자들에게도 추천하는 맛집.

• 성수기/비성수기: 비성수기에도 저녁시간은 항상 붐비고, 주말엔 손님이 두 배는 많다. 성수기라면 더 붐빌 것이라고 생각한다..
• 예약/문의: 주인장이 영어를 할 수 있고 친절해서 전화로 문의하면 잘 답해줄듯.
• 교통: 음 사실 대중교통을 이용해본적이 없어 잘은 모르겠다. 대중교통이 잘 안보이긴 했다.
  렌트카를 추천한다. 주변 주차는 용이한 편이다..

[Vinho Verde 정보]

• 포르투갈 Minho 지방의 특산품
• 알코올 도수: 8.5-11% 정도로 가벼운 와인
• 특징: 화이트, 레드, 로제, 스파클링
• 젊고 신선한 와인으로 유명함

[Cataplana de Marisco 설명]
알가르브 지역이 원조인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해산물 스튜. 조개껍질 모양의 특별한 냄비로 요리해서 재료의 풍미를 최대한 살린 요리임, 유럽에서 먹은 음식 중에 가장 한국의 느낌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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