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민자의 시선으로 본 2025년 독일 정치, 난민 이슈에 대한 개인적 의견
독일에서 생활하고 있는 지금, AfD 대안당이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계속 일어나고 있는 난민 혹은 그 쪽 국적자들의 테러 및 비사회적인 행위들에 국민들이 분개하고, 나 또한 같은 독일 이민자로서 더 이상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참으로 한국적이다. 내가 뭔가… 도 아니지만 내가 대한민국에서 온 사람으로서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있는 없는 법규 잘 지키고 눈치보면서 살아왔는데…

최근의 충격적인 사건들
지난 2024년 12월 막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차량 돌진 사고로 최소 11명이 숨지고 200명이 넘는 관광객과 시민이 다쳤다. 2025년 1월엔 아샤펜부르크 공원에서 아프간 출신 2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41세 남성과 2살 남자아이가 숨졌고, 2월엔 뮌헨에서 또다시 아프간 출신 20대 남성이 군중을 향해 돌진해 최소 28명이 다쳤다.

난민으로 인해 변해버린 프랑크푸르트
이런 큰 사건들 말고도 작은 범죄들은 셀 수도 없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2011년에 처음 봤던 프랑크푸르트는 당시 머물렀던 쾰른에 비해 아주 깨끗한 이미지의 좋은 도시였다. 도심은 새로 재건축되고 있었고 공원에 녹지 조성이 잘 되어 산책하기도 좋았고 안전한 이미지였는데, 2015년부터 이상해지더니 2020년 코로나가 지나가면서 중앙역(Hauptbahnhof) 쪽은 걸어가기도 무서울 정도의 약쟁이 폭력배 소굴이 되어버렸다.
친구 얘기를 하나 해볼까. Bockenheimer Anlage 쪽에 입주했을 때가 생각난다. 앞에 공원이 쫙 펼쳐진 뷰에 어디든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라고 다들 축하하고 부러워했다. 근데 2020년 코로나가 지나가고 그 앞 공원은 약쟁이들이 배급을 받는 곳으로 변했고, 친구는 현관 앞에 누워 자는 부랑자들과 그들이 남긴 배설물들을 보고 “이젠 여기는 안 되겠다” 싶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무법지대가 되어가는 도로
법규에 충실한 독일인들이 운전할 때는 아우토반이나 도로가 아주 정갈하고 질서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때에 비해 많이 무법지대가 되어가는 것 같다. 물론 한국이나 다른 나라보다는 아직까지 규칙이 잘 지켜지고 있지만 말이다.
현실이 된 우려들
누군가는 기민당, 대안당 연합정권이 되어 앞으로 점점 극우화되는 정부를 걱정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최근에 벌어진 많은 외국인, 난민 범죄에 대해 국민들의 안전을 우려하고 극우세력은 이를 포착하여 양분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따르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난민 정책의 현실
일단 난민 관련 시설들이 주변에 들어온다는 우편도 받아본 적 있고, 난민들이 많이 정착한 동네의 학교는 오히려 민족 다양성이 떨어질 만큼 특정 민족의 사람들이 많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동네로 이사 가는 걸 꺼려하니까 집값으로도 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더라.
진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행정 디지털화가 느려서 이미 보조금을 지급받은 가족이 다른 이름으로 지원신청을 하자 중복으로 돈을 받아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혼돈의 카오스지.
독일 이민자 와 주변의 시선들
한국인 이민자로서 현재는 특별한 차별을 겪고 있진 않다. 하지만 코로나 시절엔 한국인도 중국인으로 오해받아 인종차별을 당한 경우가 많았다고 들었다. 주변 유럽 국가들에서 난민이나 이민자들에 대한 강경정책을 펼치면서도 일을 열심히 하는 한국인들을 포함한 아시아 사람들은 오히려 포용한다고 하는데, 이게 결국 또 다른 인종 차별을 일으키는 거 아닐까 싶다.
내 아내의 경우는 당연히 한국인 배우자를 가진 사람으로서, 그리고 어릴 때부터 역사 교육을 받아온 사람으로서 극우화되는 걸 반대한다. 그리고 그 핵심을 잘 알고 있지. 극우들은 프레임을 씌우는 걸 잘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내세우는 정책 중에 해결을 위한 정책이 잘 없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친구들의 경우는 좀 달라. 기존 주 정당이 해온 걸 보면 납세를 잘하고 열심히 일하는 자국민들에게는 혜택 같은 게 없었지만, 많은 난민들에게는 혈세로 100% 지원해왔었으니까.
이민자로서의 고민

아프간 난민들의 일부가 저지른 범죄들로 인해 아프간 난민들을 추방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이민자 범죄가 늘어나니 이민자들을 다 추방하자는 이야기로 확대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마르틴 뉘밀러의 반성의 시가 떠오른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마르틴 뉘밀러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앞으로 독일에 사는 이민자로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쉽게 답이 나올 것 같지 않다.